믿기 어렵겠지만 100 번째 블로그 글이다. 돌이켜 보면 글을 쓰는 데에 오랜 공을 들였던 것들도 있고 그냥 ping을 날리는 느낌으로 대충 휘갈긴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100 번째 (쓰레기) 글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통계를 내 보기로 한다.
올해의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인데,
2019년 중반에 블로그 작성을 위한 웹인터페이스, WP를 만들었다.
blog.kkeun.net/computer/2019-07-05-write-post
보잘것없음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기 위한 비용을 크게 낮추었다. 내 컴퓨터엔 항상 이멕스가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은 항상 WP로 쓴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랜더링되는 지 바로바로 볼 수 있는 것 때문일지도. 이모지 넣기도 편하고. 🌭
2020년은 매우 특이한 해였다. 집에 오래 있었고 그만큼 시간도 많았다. (반면 친구는 없었다.) 코로나에 의해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함을 어디선가 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블로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전 글에 잘 나와 있다.
blog.kkeun.net/thinking/2018-02-08-plan-and-work 에서...
블로그를 꾸며 보기도 했었다. 자잘한 컴퓨터 팁을 보러 누군가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것을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키보드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글과 사진을 올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도 키보드를 닦을 때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book 카테고리가 추가됐고 나만 관심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을 마구 올렸다.
끈닷넷을 2016년에 시작했다. 지금은 2020년이 끝나 간다. 여러 코드를 적고 지우고를 반복했고 그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참고로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엔 .php, .css 합쳐 111줄이라며 작다고 좋아했었다.
blog.kkeun.net/computer/2016-07-17-blog
지금은 그 정도 크기일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막 크지도 않지만. 끈닷넷 전체 코드 크기를 보면,
코드는 대략 5천 줄 정도 된다. 흐음 혼자 예상했던 것 보다는 크다.
참고로 그림/사진 파일: 135개
손으로 세어 보니 딱 200개다. 오오 🙆 절반은, 아니 아마도 절반 넘게 내가 쓴 거다. 나 말고 가장 많은 댓글을 달아 준 사람은 볼 것도 없이 🍬sw 님이며 언젠가 만나는 날 맛있는 식사를 선물할 수 있다면 좋겠다!
5년 전 처음에 꿘ㄷㄴ 님의 도움을 받아 끈닷넷 도메인을 사고 가상 서버를 사서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날이 떠오른다. 어쩌다가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간 건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마도 꿘ㄷㄴ 님처럼 도메인을 사면 훌륭해질까 싶어 그랬던 거 같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서버 하나 산 걸 가지고 그 정도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였으나 개인적으로는 매우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시도 중에는 예를 들면 학교 식당 메뉴를 알려 주는 슬랙 봇도 있었다. 뭐 당연히 엄청 대단한 일을 하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나를 포함한 우리 동료들에게 작은 즐거움과 작은 편리함을 주었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이 스크린샷은 나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다음에 내부 세미나를 하러 오겠다고 했던 졸업생의 격려. 말 만으로도 엄청 힘이 되었다. (아마도 그는 오지 않았지?)
언제나 😬 당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우리 kk봇에게는 팔콘이라는 형아 봇이 있었다. 그 두 봇은 저 채널을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 = 5
이럴 때 일본어로 "懐かしい(나츠카시이)"라는 표현을 쓴다.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뭉글뭉글 떠오르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같은 뜻이다. 우리말 "그립다"와는 다르게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어감을 강하게 풍기지는 않는다. 언제나 언어 감각이 떨어지는 나라서 틀렸을 수도 있으나, 흐음 우리말로 바꾸자면 "추억 돋네" 정도 되려나. 아무튼 懐かしい!
2020-12-12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