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마테

페도라에 실망한 이후 이를 대체할 운영체제를 찾다가 우분투 마테에 정착했다.

왜 우분투 마테인가?

'더 좋은' 것이 아니라 '덜 나쁜'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윈도우, 맥 OS X, 각종 리눅스 배포판 등 수많은 운영체제가 있지만 아쉽게도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쏘옥 드는 것이 없었다. 100년쯤 더 있다가 태어났으면 그런 것이 있었을까?

참고로 리눅스 세계의 기본적인 철한은 "불만이 있으면 코드가 공개되어 있으니 직접 바꾸어라"이지만 나에겐 그럴 의지가 없다. 잘 모르기도 하고.

문득 예전 동료가 사용하던 Xubuntu가 떠올랐다. 우분투의 메인 데스크탑 환경은 아니지만 그런 변종들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안정적인 패키지에 alt-tab만 되면 되겠다 싶었다. 우분투의 여러 변종들을 DistroWatch.com에서 살펴보았다.

DistroWatch.com의 순위가 좋은 운영체제를 말하는 건 아니지만 딱히 다른 기준을 찾기도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부디 이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를 바라며 우분투 마테를 그렇게 설치했다.


좋은 점

마테 데크스탑 환경은 GNOME 2에 기반하고 있다. GNOME 3가 나온 마당에 시대를 역행하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내게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우분투 마테를 설치하고 2주가 지난 지금 나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alt-tab

잘 된다. 처음부터 우분투(Unity)를 피했던 이유는 이거였다. 약간 아쉬운 점은 alt-tab 창에서 마우스 클릭도 먹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Unity, 맥 OS X의 그것보다는 20배 더 좋다.

alt tab

프로그램 실행

여느 리눅스처럼 alt-F2를 누르면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창이 뜬다. 요즘은 Spotlight라고 하여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리 인덱싱된 온갖 파일 검색 결과, 웹 페이지, 이메일 등이 허락 없이 나오는 것이 유행인가 본데 나는 그 기능으로 유익한 검색을 성공한 기억이 전혀 없다. 나는 이렇게 아재가 되어 가나 보다.

cmd

키보드 한영키

특별한 설정 없이도 한영키(오른쪽 alt)가 잘 먹힌다. 적어도 GNOME 3에서는 별도의 설정을 했던 것 같은데. 어째 새로 나온 녀석들이 더 손이 많이 가는 것인지.

apt-get

우분투 계열이라 apt-get은 덤이다. 대부분의 리눅스 프로그램들이 가장 먼저 지원하는 패키지 메니저. 너무 편하다. 사실 페도라의 dnf도 특별히 나쁘진 않았는데 종종 덜 지원되기는 했다.

가벼움

GNOME 2에 기반하여 가벼운 것도 덤이다. 부팅하자마자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메모리가 325MB. 뭐 메모리가 부족했던 건 아니지만 오래된 내 CPU에는 딱이다.

memory use

익숙한 단축키

익숙한 단축키의 기본 설정도 덤이다. ctrl-alt-t 같은.


아쉬운 점

개발팀이 작아서인지 예전 데스크탑 환경에 기반해서인지 요즘 나오는 것들보다는 덜 세심한 부분들이 있다.

창 크기 조절

마우스를 창 가장자리에 '정확히' 맞추어야 창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느낌상으로는 1픽셀만 벗어나도 안된다. 정확히 맞추어야 한다. 나는 보통 전체화면이나 화면의 반을 차지하도록 단축키를 쓰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지만 가끔 아쉽기는 하다.

모니터 사이 창 이동

두 모니터를 사용하는데 다른 모니터로 창을 보내는 단축키가 없다. 그래도 마우스로 이동시키면 된다. 참을 만하다. 정신 승리.


기부

우분투 마테의 쾌적함에 감동하여 적은 돈 $5를 기부했다. 알뜰살뜰 기부금을 모아서 오픈소스 개발자들과 나누는 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

2016-08-22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