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이젠 안녕 (015B)"

어렸을 때 이 노래를 들었을 땐 정말 이런 줄 알았다. 누군가와 한 번 안녕 해도 다음에, 머지않은 미래에 또 만나서 함께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조금(?) 많이(?) 살아 보니 아니었다. 적어도 나의 경우엔. 사람을 새로 만나는 건 둘째 치고, 평생 친하게 지낼 것 같은 사람들과도 멀어질 수 있는 이유는 수만 가지다. 컴퓨터에서 GC는 생각보다 비싸고 복잡한 과정인데, 인간관계에서 "친C"는 거의 공짜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시간이 똑딱거리는 사이 이루어진다. 우주의 모든 생물/무생물들과의 마음의 거리가 아름답게 랜덤해질 때까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뭐 그런 자연의 섭리 같은 걸까?

최근에 본 유튜브에서 한 수의사가 사회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동물들에게 사회화란 낯선 상대를 무서워하는 것이라 했다. 어렸을 때엔 주변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니 무서움이 없어야 하는 반면, 어른이 되었을 땐 처음 보는 낯선 동물들이 위험할 수 있으니 무서워해야 한다고, 그 변화를 사회화라고 했다. 사람의 사회화도 이거랑 뭐가 다를까 싶다. 뭐 물론 무서워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갑자기 015B 노래가 떠올라서 끄적여 보았다.

2022-02-03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