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올 땐 여러가지로 싫다. 하던 일이 명절 전에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싫고, 평소엔 관심없는 친척들 이야기가 업데이트 되는 것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나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업데이트 되는 것도 싫고.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 차례를 지내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소에 들르며 마음의 짐을 잠시 놓는다. 세상을 산다는 것,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이곳에 눕는 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의외로 차분해진다.
건강하신 부모님의 얼굴을 자세히 본다. 그들을 마음껏 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도 이러한데 먼 훗날 돌이켜 보면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들로 기억될까. 마음같아선 그냥 모든 게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
2017-01-30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