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2박 3일 워크숍을 대비하여 오랜만에 책을 샀다. 그간 김애란 작가 님의 책이 몇 권 나와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최근 작품으로 구매했다. 정작 워크숍에서 책을 읽을 기회나 시간이 많이 있지는 않았지만 다녀온 후 즐겁게 이야기를 즐겼다.
이 집에 오고 수호는 난생처음 자기 방을 갖는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면 방을 양보할 거라고 했다. 이제 이 집에는 수호도, 아기도, 약속도, 기대도 없었다.
아무 것도 없는 상실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언젠가 나도 느꼈던 감정 같아, 잠시 멈춰 생각에 잠겼다.
남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는 것이야말로 악의 진정한 근원인데, 좋은 예술은 공동체를 제 마음과 대면하게 함으로써 의식의 부패를 막는 ‘약’이라고 말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종종 책을 읽으면, 특히 소설을 읽으면 내가 더 깊은 사람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고 이해함으로써 마치 이 무리에서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런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그럴 거라고 믿지는 않았다. 소설을 조금 더 읽는다고 더 착한 사람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신형철 님의 해설을 보니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남의 이야기이지만 그걸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건 내 안의 감정이고, 얻은 영감이 적용되는 건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김애란 작가님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특유의 먹먹함이 약간 부드러워져서 좋았다. 반면 작품 전체적으로 유머의 비중이 줄은 것 같아 아쉬웠다.
2025-08-03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