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김창완)"
엄마가 추천해 준 책이다. 항상 걱정거리가 많은 엄마이지만 소소하고 정겨운 이야기 덕분에 책을 읽던 이삼일은 평소보다 더 평온하고 행복하셨던 것 같다. 책을 나처럼 더 천천히 읽었으면 그 상태가 더 오래 가지 않았을까 싶다. 🤭 나는 2주 걸렸다.
간결하고 편안한 말투 그리고 시적인 표현이 마치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는 듯 했다. 내공이 느껴져서 찾아 보니 이 아저씨, 무려 40년 넘게 라디오 DJ를 하고 있다. 음악도 하고 연기도 하고 너무 멋있는 아저씨다. 😳
나오며 "그렇게 아프셔서 어떡해요?" 했더니 "아프면서 사는 거예요."
여러 의미로 맞는 말이다. 마음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겠지.
문간방 툇마루 아래에서 설설 끓고 있던 미역국에 왼쪽 팔이 빠져 화상 치료를 받으러 동네 병원에 갔을 때 원장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도 마찬가지였다. "아휴, 이제 어른이라 울지도 않고 잘 참네." 정말 애가 돼보지 않고는 그 답답한 심정을 알 수가 없다. 결국 나는 관우 같은 무장武將도 아니면서 울지도 못하고 치료를 마쳐야 했다.
🤣🤣🤣
차 막히고, 애인 기다리고, 슈퍼마켓 가서 줄 서고, 영화 관람 기다리는 게 버리는 시간이 아니에요. 진짜 버려지는 시간은 누구 미워하는 시간입니다.
출근하려면 지하철 타고 35분, 걷기 10분 이렇게 걸린다. 멀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다. 지하철에서는 항상 무언가를 읽기 때문에 왕복 70분은 내게 이동하는 시간이라기 보다 노는 시간이다. 책을 읽거나 블로그 글을 읽거나 노트에 생각 나는 걸 끄적인다.
진짜 누구 미워하는 시간은 너무 아깝다. 미워하는 사람 말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생각하기.
지금 숨 쉬고 있는 거, 지금 보고 듣는 거, 지금 배가 고프지 않은 거, 지금 마이크가 온돼 있는 거…. 다 행복 아닐까요?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따로 행복할 시간 안 줍니다.
지금 블로그 글 쓰고 있는 거, 지금 산울림 노래 듣고 있는 거, 지금 끈닷넷 서버 온돼 있는 거(?). 다 행복이다. 🥰 특히 엄마하고 같이 마음 따뜻해지는 책을 읽는 거.
내일 이 책 드디어 다 읽었다고 자랑해야겠다. 😆
2024-05-01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