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시작은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아래의 유튜브 영상이었다. "멍청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의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왜 '멍청한' 사람들이 늘어나는지에 대해선 그다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느 유튜브 영상들처럼 말이다. 🤦 대신, 이기적으로,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그 사람들이 왜 '멍청한' 것인지 설명한다.
youtu.be/odBKe2X9yUE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난 경험이 여럿 있고 그럴 때마다 의아했다. 그런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사회, 경제 규칙의 빈틈을 찾고 이를 활용하여 본인의 이득을 취한다. 그런 규칙들이 생겨난 의도와는 상관 없이. 그리고는 이런 자신의 '능력'을 부끄럼 없이 뽐내고, 더 나아가 이에 동조하지 않는 다른 이들을 반대로 멍청이 취급한다. 본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부정하게 작은 이득을 취하는 대신, 본인의 도덕적 평가가 반토막났다는 건 인지하지 못하는, 가엽게도 진짜 멍청한 사람들이다.

여튼 영상에 스쳐지나간 책 소개에 끌려 책을 사게 되었다. 초반엔 흥미진진하다가 뒤에는 정치 이야기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흐지부지 된 느낌이 없지는 않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참 재미있었다. 표지 그림도 귀여웠다. 👍


마찬가지로 공격성이 높을수록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싸워서 다치거나 잘못되면 죽을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건 꼭 야생의 동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격성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면 나조차도 그들을 가까이 하거나 아끼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생후 4개월만 되어도 사람 아기는 이미 눈의 공막 모양에 초점을 맞추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신경망의 신경세포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반응한다. 운전할 때 옆 차선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실제로 그랬던 경험이 있는가? 그 소름 끼치는 느낌은 이런 시선이 주변시에 포착될 때 상측두이랑이 무의식 속에서 편도체로 보내는 경고다.

글의 흐름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와,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진짜일 수 있다니 괜히 무섭다. 🥶


자신이 속한 집단을 향한 사랑이 정체성이 다른 타인에 대해서는 두려움과 공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같은 집단에 대한 사랑과 다른 집단에 대한 미움을 관장하는 뇌부위가 같다니 조금 충격적이었다. 선거철만 되면 (요즘은 항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집단 외부에 적을 만들어 집단을 결속시키는 것도 뇌과학적으로 타당한 접근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전 인류가 서로를 아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주인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 우주인은 또 왜 미워해야 하는 건데? 혼란스럽다. 😵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위협을 느낄 때는 타 집단 구성원을 비인간화하는 행동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 정치의 좌우는 서양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상대를 비인간화하는 표현을 했을 때 내가 불쾌했던 이유는 잘 설명이 되었다. 😷


한 연구에 따르면, 도로 봉쇄나 기물 파손, 폭력 행사 같은 극단적인 시위 전술은 언론과 대중의 주의를 끄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실제 운동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이야기이기는 하다. 조용한 시위는 조용히 묻히기 쉽고, 시끄러운 시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용하고 합법적인 시위라도 언론에서 "시위 때문에 시민 불편"하다고 한 마디만 하면 실제로 안 불편하던 시민들조차도 불편해지는 느낌을 갖기 쉽다. 상대를 설득하는 행위는 상대가 누구든 정말 쉽지 않다. 😥

2023-08-28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