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이 책의 부제이다. 마흔 살이 되어서 파킨슨병에 걸린 정신분석 전문의, 이런 극적인 실제 인물 김혜남 님이 쓴 에세이이다. 불치병에 걸린 정신과 의사는 어떻게 세상을 받아들일까? 그것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엔 형광펜이 24개나 된다. 😳 여기에 다 적기엔 너무 많은 것 같아 그중에 고르고 골랐다.


아마도 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
오늘 하루 잘 살고,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말이다.

내게 남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강하게 인지하고 난 후부터 나의 삶에 대한 태도도 참 많이 바뀐 것 같다. 이전의 나는 항상 먼 미래에 있을 즐거운 이벤트를 기다리며 시간 빠르게 넘기기 버튼을 열심히 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글쓴이처럼 하루하루 무엇을 했을 때 죽기 직전의 내가 가장 만족하게 될지 생각한다. 푸르른 나무와 이쁜 하늘을 더 자주 쳐다보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지인들과 연락을 한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게 그렇게 유머를 던지고 나면 내 병이 가볍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유머가 병의 무게를 줄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언젠가 장례식에서 본인이 관에 갇혔다며 꺼내달라는 농담을 죽은 분이 미리 녹음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덕분에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웃음을 짓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 그 분이 살아생전에 얼마나 즐겁게 살았을지는 안 봐도 눈에 훤하다.
nypost.com/2019/10/14/funeral-cracks-up-as-dead-man-screams-let-me-out-of-coffin


하나에 미칠 줄 알면 다른 것에도 미칠 수 있다. 열애에 빠진 사람에게 세상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어느 하나에 미치게 되면 세상과도 연애를 하게 된다.

하기 싫은 일의 마감이 다가올 때 다른 모든 것들이 재밌어지는 흔한 현상이 있다. 그만큼 그 일이 하기 싫은가보다 생각했지만 글쓴이는 다른 해석을 한다. 어쨌거나 그 하기 싫은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뇌에서 의욕과 호기심을 담당하는 부분이 톡톡 터져 다른 일들에도 흥미를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연극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며 의대 과목 성적도 함께 올랐다 이야기한다.

그럴싸한 해석이긴 하지만, 회사 일이 재미있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후훗. 😜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

글쓴이는 책에서 인생의 버킷 리스트 10개를 적었다. 나도 내 일기장에 몇 개를 적어 보면 어떨까?

나머지는 천천히 생각해서 댓글로 달겠다.

2023-08-13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