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이소은)"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이소은 님의 에세이다. 전직 가수, 현 변호사,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삶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까 궁금했는데, 읽고 나니 동갑내기인 나의 생각과 삶이 약간은 부끄러운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다양한 생각을 공유해 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두려움이 나를 엄습해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언제 이런 일을 또 해보겠어."

와우. 어쩜 생각이 이렇게 교과서 같을까? 나는 보통 두려움이 생기는 때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아, 사는 게 귀찮다. 다 귀찮다." 😒


불안과 성취감, 두려움과 설렘이 혼재된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에게 충실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나도 말로는 이해한다. 하지만 실전에 약한 편.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야. 내 문제가 아니야."

오오옷, 공감대 형성! 그래 내 문제가 아니다. 이 더럽고 귀찮은 세상이 문제라곳! 세상 많은 일들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결정된다. 나도 최선을 다하는 것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이후의 결과에는 초연한 편이다. 😎


내가 무엇을 할 때 늘 겪는 과정이 있다.

흥분 - 준비 - 후회 - 걱정 - 그리고 "에라 모르겠다."

ㅋㅋㅋㅋ 책이 뒤로 갈수록 점점 본심이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나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태평 - 태평 - 걱정 - 후회 - 그리고 "세상 귀찮다."


자신의 최선이 가끔은 A가 될 때도, B가 될 때도 있지만, 그 노력을 스스로 인정하고 자신에게 너그러울 줄 아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야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다.


나는 내 몸 상태와 내 욕구 때문에 짜증을 내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에 속하는 서울과 뉴욕을 삶의 무대로 살면서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여겼다. 오히려 더 많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며 살았다.

앗! 갑자기 찔린다. 하지만 도시가 부유한 거지 내가 부유한 게 아니잖슴? 😤 이라고 대꾸라도 해보고 싶지만 이소은 님 말이 맞지.


오랜만에 이소은 님의 노래를 들으며 저녁 시간을 보내야겠다. 🎶

2022-11-17 씀.